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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해석 - 지그문트 프로이트
등록일 : 200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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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꾸는 꿈은 프로이트 이전의 꿈과 프로이트 이후의 꿈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이트 이전의 꿈은 말하자면 신화, 전설, 신비한 예언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한 꿈이 프로이트의 노력에 힘입어 비로소 체계적인 설명과 이론적 고찰의 대상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꿈의 해석}(1900)에서 프로이트는 꿈을 무의식적인 요소가 잠을 자는 동안 표출되는 것으로 이해했다. 부연하자면, 사람은 자신이 의식하기 두려워하는 대상을 무의식 속으로 억압한다. 잠이 들면 사람의 의식적인 억압의 정도가 현저히 약화된다. 결국 의식적으로 억압하려 했던 무의식적인 요소들이 꿈속에서 표출되려 한다. 하지만 그러한 무의식적 요소들은 불안을 일으키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식으로 왜곡 또는 치환된 형태의 꿈으로 나타난다.

신경증 증세는 무의식에 존재하는 억압된(본능적) 욕구와 의식의 차원 사이의 갈등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하며, 따라서 무의식의 본능적 욕구를 '의식화'시키는 것이 프로이트가 말하는 정신분석 치료의 요점이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무의식적인 요소는 대체로 원초적이고 육체적이 본능에 바탕을 두고 있는 욕망, 소망, 활동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한 무의식적인 요소는 즉각적인 만족을 얻는 것 이외에는 아무 것도 고려하지 않고 작용하며, 따라서 현실에 적응하거나 외적인 위험을 피하려 하는 것이 보통인 의식의 차원에서는 좀처럼 표출되지 않는다. 대표적인 것이 성적인 욕망이다. 결국 대부분의 꿈은 의식과 무의식의 갈등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프로이트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를 사생아였던 레오나르도의 어머니를 향한 무의식적인 성적 욕구의 표출이라고 보고 있다. 유아기를 어머니하고만 보낸 레오나르도는 아버지를 통해 생겨나는 이른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에 어린 시절 어머니를 향한 성적인 욕망이 억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그리스신화에서 유래하는 오이디푸스왕의 비극적 운명에 견주어서 만들어졌다. 신화에 나오는 오이디푸스왕이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근거한 것으로 남자아이는 특히 3살에서 5살까지 오이디푸스왕과 마찬가지로 아버지에게 적의를 품고, 어머니에게는 애정을 구하고자 하는 성적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성적 욕망은 근친상간을 뜻하는 까닭에 금지당하게 된다. 이 욕망이 일어나는 시기를 오이디푸스기 또는 남근기(男根期)라고 한다. 아버지에게 적의를 품기 때문에 남자아이는 그 보복으로 거세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공포를 갖게 된다. 이 공포가 계기가 되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극복되고, 점차 잠재기(潛在期)로 이행되어 간다. 또한 사춘기에 이르면 성적 충동이 강하게 되고 오이디푸스적 욕망이 되살아나는데, 이 욕망은 다른 이성에게로 옮겨져 극복된다.

그런데 문제는 어떤 사람의 무의식을 과연 어떻게 알 수 있느냐이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결국, 우리는 무의식이 표출된 행동이나 정신현상, 대표적으로 꿈을 통해 그 내용을 간접적으로 가늠할 수 있을 뿐이다. 프로이트는 그와 같은 무의식의 실체를 접근하기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이른바 '정신분석'의 방법을 제창했던 것이다. 정신분석은 오늘날에도 정신과에서 환자들의 심리를 이해하고 치료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론이다. 온갖 정신병의 병리를 이해함에 있어서 정신분석이론은 근간을 이루고, 특히 신경증이나 성격장애의 치료에는 핵심적이다.



프로이트의 연구실
 

또한 프로이트의 정신 분석의 방법은 의학 분야에만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다. 처음에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고안되었지만, 정신분석은 환자가 아닌 일반인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었다. 프로이트는 한때 정신분석을 천체망원경이나 현미경에 비유하면서,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천체나 미생물을 망원경이나 현미경을 통해 볼 수 있듯이, 정신분석은 우리들의 의식수준에서는 볼 수 없는 무의식의 세계를 보게 한다고 했다.

더 나아가 정신 분석의 방법은 20세기의 문학, 철학, 사상, 예술 등의 다양한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무의식의 발견은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다윈의 진화론 못지 않은 하나의 지적 혁명으로 평가받곤 한다. 지동설이 우주에 대한 인류의 사고를, 진화론이 생명 탄생을 각각 신의 영역에서 과학의 영역으로 옮겨 놓았다면,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은 미지의 영역, 신화와 전설의 영역에 머물러 있던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처음으로 열어 보였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자기 자신을 좀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한 완전히 새로운 길을 하나 열었던 셈이다.

물론 프로이트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예컨대 '무의식의 세계' 같은 개념은 검증하기 곤란한 가설적인 개념에 가깝다는 비판이 있다. 또한 정신 분석은 양적이고 객관적인 자료가 빈약하다. 정신 분석적 접근은 대개 환자 개인에 대한 관찰과 사례 연구를 통한 질적이고 주관적인 자료들이기 때문에 과학적 엄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또한 지나치게 무의식적 충동을 강조한다. 사실 인간은 성욕, 공격성 같은 무의식적 충동에 못지 않게, 도덕 원리, 현실, 의식적인 차원의 합리성 등에 의해서도 지배된다.

명저산책 ⓒ 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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