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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여인 - 르느와르
등록일 : 200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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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여인, 1876년경. 크기 가로 15, 세로 18인치. 파리 루브르 박물관 소장.


젊은 시절의 르느와르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작품으로 평가받기도 하는데, 인물을 중심으로 빛을 탐색하는 특징을 잘 볼 수 있다. 이 그림을 그리기 위해 르느와르가 모델에게 책을 읽는 포즈를 취해 달라고 부탁했을지 의문이다. 무슨 말인가 하면, 다른 그림을 그리기 위해 몰두해 있던 르느와르가 화실 창가에서 잠시 쉬면서 책을 읽는 모델의 모습을 우연히 보고, 화폭에 옮긴 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 재빨리 다른 캔버스를 끌어다 놓고 소녀가 눈치채기 전에 스케치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

책에서 반사된 붉은 빛이 소녀의 얼굴에 비치고 있는데, 누군가가 '빛을 머금은 살결'이라고 표현했다던가. 과연 빛의 물리학을 화폭에서 전개한 르느와르 다운 작품이라 하겠다. 얼굴의 미세한 살결과 빛이 어우러져 있고, 전체적으로는 소녀의 얼굴 자체에서 빛이 나오는 듯한 느낌마저 없지 않다. 소녀의 얼굴에서 느껴지는 어떤 활기와 자연스러움은 앞서 언급한 상상으로 이끌기에 충분하다.

모델은 마고라는 여인인데, 곱슬한 다갈색 머리, 성긴 눈썹, 속눈썹이 드문 붉은 빛의 눈, 비교적 넓은 코, 토실한 뺨, 두터운 편에 관능적인 느낌마저 없지 않은 입술, 약간은 조롱하는 듯한 분위기의 보일 듯 말 듯한 미소 등의 특징을 보여준다. 고귀하기보다는 다분히 서민풍이고, 표현이 좀 그렇지만, 도회풍이기보다는 변두리 풍이다. 마고는 이 작품 이외에도 르느와르의 '춤추는 여인'(La danseurse: 아래 왼쪽 그림)에서도 모델로 등장한다. ('춤추는 여인'은 영화 타이타닉의 마지막 장면에서 타이타닉호와 함께 침몰하는 바로 그 그림이기도 하다.) 마고는 1881년에 장티푸스에 걸려 세상을 떠났고, 르느와르는 그 장례식 비용을 부담했다.   책과 예술 ⓒ 표정훈




                                          자화상(1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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