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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정신 - 몽테스키외
등록일 : 2009-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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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테스키외(Charles Louis de Secondat, baron de la Brede et de Montesquieu: 1689-1755)는 프랑스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사상가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계몽주의 사상가들은 인간의 이성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며 결국 인간 사회를 진보시킬 수 있다고 보았다. 당연히 구시대의 정치, 종교, 사회, 사상 등에 대해서 비판적이었다. 특히 종교적으로는 무신론에 가까웠고, 정치, 사회적으로는 절대왕권의 전횡에 대하여 매우 비판적이었다. 계몽주의의 정신은 다음과 같은 구호에 잘 나타나 있다. "스스로의 힘으로 과감하게 사고하라!" 요컨대, 합리적 이성 이외의 그 어떤 판단 기준도 용납하지 않았던 것이다.

몽테스키외는 1689년에 법조인 집안에서 태어나 보르도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1716년 보르도 고등 법원의 의장이 되었다. 그는 1721년 당시 유럽의 정세를 편지 형식으로 풍자한 저작 <페르시아 인의 편지>를 발표하여 문학가로서의 재능을 보여주기도 했다. 1726년에 관직에서 물러나 독일, 이탈리아, 헝가리, 영국 등 유럽 각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제도와 문화를 체험했다. 1734년에는 <로마성쇠의 원인에 대한 고찰>을 출간하였다. 그리고 1748년에, 20여 년 동안 준비해 온 <법의 정신>(L'Esprit des Lois) 을 출간한다. 이 책은 출간되고 나서 2년 동안 22판을 거듭 발행할 만큼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법의 정신』을 마무리 지은 후 체력이 무척 약해진 그는 1755년 64세를 일기로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다.

<법의 정신>하면 보통 권력분립을 주장하는 내용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권력 분립에 대한 내용은 <법의 정신> 제11편에 나와있는데, 제11편은 자유에 대해 고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몽테스키외는 자유란 어디까지나 법이 허용하는 것을 행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고 보았던 것이다. 따라서 권력분립론은 그러한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법이 허용하는 한도를 넘어서 권력을 남용한다면 결국 다른 누군가의 자유는 침해당하기 마련이다. 몽테스키외의 이러한 정신은 미국의 독립 혁명과 프랑스 혁명을 통해 실현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프랑스 인권선언> 제16조는 '권리의 보장이 확보되지 아니하고 권력의 분립이 규정되어 있지 않은 사회는 헌법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미국 헌법도 3권 분립의 정신에 입각하여 제정되었다.




사실 권력분립에 대한 주장은 이미 존 로크가 행한 바 있다. 로크는 국가권력을 입법권, 집행권, 동맹권의 3권으로 나누었다. 그에 따르면, 법을 제정하는 입법권은 직접적으로 시민의 뜻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다른 권력보다 우월한 최고권력이다. 집행권은 국내에서 법률의 집행을 확보하는 권력이고, 동맹권은 선전포고, 강화(講和), 조약 체결 등 외교관계를 처리하는 권력이다. 이 권력은 변하는 국제 정세에 좌우되므로 입법권이 정하는 일반규범에 구속되지 않으며, 따라서 앞서 언급한 집행권과 구별된다. 동맹권은 국내 정치와 외교의 일관성을 위해 집행권 담당자에게 맡겨야 한다. 그러나 입법권과 집행권이 통합되면 권력자는 자기가 제정한 법률에 복종하지 않게 되며, 자기의 이익을 공익보다 우선 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로크는 입법권과 집행권을 동일 기관에 귀속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2권분립론을 주장했다.

이에 비하여 몽테스키외는 보다 엄격한 삼권분립을 주장했다. 그는 국가권력을 입법권, 사법권, 행정권의 3권으로 나눌 것을 주장했는데,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국가작용은 입법·재판(사법)·집행과 행정의 3가지로 분립된다. (2) 각 작용은 저마다 독립된 기관에 나누어져 속해 있어야 하며, 각 기관에는 그 관할 사항에 대해 '다른 작용을 담당하는 기관으로부터 간섭이나 구속받는 일없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3) 3권 기관 중 특히 입법부와 행정부와는 서로 '견제하는 권능'을 가지고 상호 억제하여 권력의 균형을 이루도록 조직되어야 한다.

한편 삼권분립론 못지 않게 중요한 <법의 정신>의 특징이 있다. 바로 <법의 정신>이 철저한 경험적, 실증적 방법에 따라 저술되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처음 접하게 되면 역사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대에서 몽테스키외 당시에 이르는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각국의 법률, 제도, 정치 형태, 기후, 지리, 종교, 토질, 인구 등을 비교,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의 정신}의 전반부가 정치, 사회의 기본 조직 원리를 다루고 있다고 한다면, 그 후반부는 물질적, 환경적 요인이 정치,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풍부한 사례를 들어 논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법과 풍토와의 관계, 법과 토질과의 관계 등을 논하고 있기도 하다.

이것은 무척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추상적이고 연역적인 방법에 따라 정치 원리나 법률 제도를 논하지 않고, 과거와 현재의 다양한 실례들을 바탕으로 구체적이고 실증적인 방법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몽테스키외가 법을 추상적인 규범으로 보지 않고, 물질적, 정신적, 사회적 현실의 반영, 다시 말해서 다양한 인간 관계의 반영으로 간주했음을 보여준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법을 꾸준히 개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런 노력이 없다면, 특정 개인 또는 일부 집단이 다른 사람 또는 다른 집단의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명저산책 ⓒ 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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