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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인의가 있을뿐이다. 맹자
등록일 : 2010-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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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세객 맹자

맹자의 이름은 맹가(孟軻)인데, 그 정확한 출생 연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기원전 372년에 공자의 고향에서 가까운 추읍(鄒邑)에서 태어나 기원전 289년에 8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기원전 4세기 전반에 태어나 3세기 초까지 활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러 제후국들이 자웅을 겨루면서 끊임없는 전란이 이어지는 시기를 살았던 맹자는 공자가 그러했던 것처럼, 자신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여러 제후국을 돌아다녔다. 맹자의 유명한 첫 구절, 즉 맹자가 양나라의 혜왕과 대화를 나누는 대목도 맹자가 혜왕에게 유세를 벌이는 장면이다.

* {맹자}라는 책에 대하여

한편 {맹자}라는 책이 과연 맹자 자신이 직접 집필한 것인지, 아니면 보다 후대에 제자들이 집필한 것인지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맹자 자신이 집필했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예컨대 맹자가 만난 제후들이 앞서의 양혜왕의 경우처럼 무슨무슨 왕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고 있다. 그런데 그런 호칭은 왕이 죽은 다음에 부르게 되어 있다. {맹자} 가운데에서 무슨무슨 왕으로 불리는 사람들 중 일부는 맹자보다 나중에 죽은 사람들이다. 요컨대 맹자 자신이 집필했다면 그런 호칭이 등장할 수 없다. 물론 전적으로 맹자의 제자들이 집필했다고 단언할 수도 없다. 결국 맹자가 직접 집필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대체로 맹자의 뜻을 제대로 담고 있다고 보면 된다.

* 인의를 바탕으로 한 왕도 정치

앞서 언급했듯이 맹자는 여러 제후국을 돌아다니며 군주를 설득하여 자신의 이상을 실현하려 했다. 그러나 결국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역시 공자와 마찬가지로 고향으로 돌아와 제자들의 교육에 전념하게 된다. 그가 성공하지 못했던 까닭은 다름 아니라 그 이상 때문이었다. {맹자}의 첫 구절에서 맹자는 '선생님이 멀리서 우리 나라까지 오셨으니 이제 우리 나라에 큰 이익이 있겠군요'라고 말하는 양혜왕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왕께서는 왜 이익을 취할 것만을 생각하십니까? 왕께서는 오로지 인의(仁義)만을 추구하실 일입니다.'

여러 나라가 서로 부국강병을 추구하며 이익을 다투는 상황 속에서, 인의를 이야기하는 맹자의 말이 군주들의 귀에 솔깃할 까닭이 없었다. 오히려 어짊과 의로움을 추구하다보면 손해를 보기 십상인 현실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인의에 대한 맹자의 신념은 확고하지 그지 없었다. 인간의 본래 성품이 선하다고 보았던 맹자이기에(성선설), 인의에 바탕을 두고 백성들을 위하는 정치를 펼치면 천하가 자연스럽게 그런 군주에게로 돌아온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러한 맹자의 생각을 보통 왕도(王道)정치, 그러니까 무력이 아니라 도덕적 감화를 통해 백성들을 다스리는 정치라고 일컫기도 한다.

* 백성이 가장 귀하다

'힘을 배경으로 어진 정치를 가장하는 것을 패도(覇道)라 한다. 패도는 반드시 넓은 영토를 차지하려 애쓴다. 한편 덕으로써 어진 정치를 베푸는 것을 왕도라 한다. 왕도는 굳이 넓은 영토를 탐내지 않는다.' ({맹자}, 공손추상) 이러한 왕도 정치에서는 당연히 백성들이 가장 중시된다. '백성이 제일 귀하고, 나라가 그 다음이고, 군주가 가장 가볍다.' ({맹자}, 진심하) 이러한 맹자의 민본주의는 군주가 잘못하면 군주를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에까지 미친다. '임금이 크게 잘못하면 간언하고, 만약에 여러 번 간언해도 듣지 않는다면, 그 때에는 그 임금을 폐하고 덕이 있는 다른 사람으로 임금을 세웁니다.' ({맹자}, 만장하)

* 인간의 본성에 대한 신뢰

이러한 맹자의 생각의 밑바탕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신뢰, 즉 인간의 본 바탕이 선하다는 신념이 깔려 있었다. 그것을 맹자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물에 빠지려는 어린 아이를 보면 누구라도 아이를 구하려 하는 법인데, 바로 그런 마음은 남들의 칭찬을 받고자 하는 것도, 아이의 부모로부터 보상을 바라는 것도, 구하지 않으면 비난 받을까봐 두려워하는 것도 아니며, 단지 측은한 마음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 ({맹자}, 공손추상). 이러한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인(仁)의 근본이며, 의롭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羞惡之心)이 의의 근본이며, 사양하고 양보하는 마음(辭讓之心)이 예의 근본이고, 옳고 그름을 판별하는 마음(是非之心)이 지(智)의 근본이다. 바로 맹자의 유명한 사단(四端)론이다. 사단론을 근간으로 하는 맹자의 인성론은 훗날 송대 유학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메모: 맹자 어머니의 각별한 자식 교육을 말해주는 맹모삼천지교, 맹모단기지교 등의 고사는 모두 전한 말기 유향(劉向)의 {열녀전}에 나온다.

중국사상사 차례보기  > 은에서 동주 시대까지 ⓒ 표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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