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칼럼

  • 까만 염소를 보면서 눈앞의 깜깜에 대해 생각해보다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오늘 내가 하루를 시작한 과정을 되짚어보면 이렇다. 깜깜한 밤을 지나 새벽에 눈을 뜨기는 했지만 한숨 더 잤다. 밤에 다시 푹 파묻힌 셈이다. 이윽고 자명종의 독촉을 받고서야 아침에 일어났다. 비로소 어둠의 장막을 걷어차고 눈을 떤 뒤 직립했다. 달그락달그락 밥그릇을 비우고 옷을 걸치고 ..
  • 아무튼, 새에 관한 몇 가지 궁리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 새들에 관한 짧은 철학(필리프 뒤부아 지음, 다른)을 읽고 하늘은 땅한테 완벽하게 졌다. 하늘이 할아버지처럼 희고 맑게 늙어가는 데 비해 땅은 새파란 청년처럼 변화무쌍하다. 힘이 불끈불끈 솟아난다. 그 오갈 데 없는 힘을 바탕으로 너무 많은 것들이 건설되었다. 아파트가 올라가고 다리가..
  • 곰씨부엌에서 닭곰탕을 먹다가 벚나무와 눈이 마주치다.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외부에 연결된 사람의 몸. 아무리 고급한 생각을 많이 한다 해도 밥 한 톨 삼키지 못한다면 그 생각을 건사할 수가 없다. 맹자는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방편으로 항산(恒産)이라야 항심(恒心)이라고 했다. 그건 내 몸에서도 정확히 적용된다. 삼시 세끼. 이보다도 일상에서 더 필수불가결한 것도 ..
  • 무등산에서 만난 바위 얼굴들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존경하는 출판계 몇 분과 산행을 했다. 아침 일찍 행신역에서 광주행 KTX를 타면 당일치기로 너끈히 다녀올 수 있는 거리다. 미명의 새벽을 가르며 자유로를 달려....운운 이라고 표현을 하려고 하지만 이미 날씨는 동이 턴지 오래다. 새벽과 아침의 경계가 모호해서 이미 낮의 기운이 완연했다. 행..
  • 암태도의 황무지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수수께끼라는 말이 없었더라면 삶을 우리가 어떻게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삶은 수수께끼. 마음 같아서는 몇 번을 더 발음하고 싶지만, 그런다 한들 그 수수께끼가 풀릴 일도 없기에 세 번으로 마무리한다. 삶은 수수께끼. 삶은 수수께끼. 삶은 수수께끼. 그렇게 수수께끼라는 미궁의 단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