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칼럼

  • 나무가 제자리에서 살아가는 까닭
    꽃 옆의 돌, 나무 너머의 바위를 찾아서 - 이굴기
      사진. 영월 동강 2020.3. 8. ⓒ 이굴기 나무가 처음부터 제자리에 머문 건 아니었으니 짐승들을 피해 달아나기도 하고, 고사리의 간지러움을 피해 바위를 따라가다가 절벽 위에 멈추기도 하고, 그러다가 아래로, 앞으로 뻗어 나간 뿌리가 제 허리를 뒤에서 부여잡는 것을 보고 나무는 알게 되..
  • 만족은 왜 발바닥에서 나올까....깡촌의 시골1
    꽃 옆의 돌, 나무 너머의 바위를 찾아서 - 이굴기
    사진. 북한산 2020.3. 1. ⓒ 이굴기 깡촌의 시골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심심하게 방을 뒹굴 때, 그때의 밤은 왜 그렇게 길었던가. 그때의 어둠은 왜 그렇게 까맣던가. 호롱불 아래 놀다가 장판 밑을 들추다가 바짝 마른 호박씨라도 하나 건지면 횡재한 기분이었다. 시간은 길고 좀체 잠은 아니 오고 ..
  • 봄비와 논어
    꽃 옆의 돌, 나무 너머의 바위를 찾아서 - 이굴기
    사진. 백령도 2019. 8. 18. ⓒ 이굴기 지방에 가면 빗소리가 더 잘 들린다 섬에 가면 빗방울도 더 굵어진다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놀라 잠에서 깨어나 한라산 쪽을 보았다 산에 가려고 제주도를 왔는데 난감한 상황으로 머릿속이 아연 흥건해졌다 산에서 비를 맞이하는 것과 비를 맞으..
  • 목구멍은 고개다
    꽃 옆의 돌, 나무 너머의 바위를 찾아서 - 이굴기
      사진. 내장산 2019. 11. 30. ⓒ 이굴기 밥 먹고 합시다 그렇고 그런 회의에서 지루한 공방이 오고 갈 때 잠자코 있던 누군가 불쑥 던지는 저 한마디가 회의를 종결시키는 경우가 있다 밥이라는 말이 주는 저 뭉클함 그래, 다 먹자고 하는 행위가 아닌가 공동묘지에 즐비한 비석 같은 이..
  • 호주머니를 채우고 두개골을 파먹는 흙
    꽃 옆의 돌, 나무 너머의 바위를 찾아서 - 이굴기
    사진. 지리산 2019. 10. 26. ⓒ 이굴기 지난주에는 돌이었으니 오늘은 흙에 대해 생각하기로 하자 밥 한 숟가락에도 흙 버스에 오르면 좌석마다 앉아 있는 흙덩어리들 생각할 때면 머리에서 뚝뚝 흘러내리는 진흙 반죽 흙 한 줌이라는 말은 있어도 땅 한 줌이라는 말은 없다는 말은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