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칼럼

  • 아침 출근길에 만난 개미와 어느 곤충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아침 출근길이다. 간밤 심학산도 잘 주무셨는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호랑이 눈알처럼 신호등은 밤새 깜빡거렸다. 꺼질 줄 모르고 아무런 소용도 모른 채 쉬지도 못하는 무정물이지만 안쓰럽다. 보아주는 이 없지만 그저 깜빡깜빡. 잠자리를 박차고 나온 새소리도 싱그럽다. 어제하고 다른 ..
  • 출근길, 곤충 엑스(x)의 행진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밀집한 도심과는 조금은 낯선 파주 출판도시의 출근길 풍경이다. 도로에는 차가 드물고 인도에는 행인이 넉넉하게 다닌다. 뜬금없이 부처님 경전의 한 말씀을 싱겁게 인용하는 것을 허락해 주시길.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했던가. 요즘은 태양도 일찍 출근하는 모양이다. 겨울이라면 깜깜 신..
  • <논어>에 대한 명상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최근에 <논어>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나이 육십을 바라보면서 힘겹게 반고비를 넘는 동안 인생의 깔딱고개에 마련된 쉼터처럼, 그것은 우연히 만난 것이었다. 몇 달에 걸쳐 이루어진 그 만남을 시간 순서를 무시하고 엮어보기로 한다. 1. 젊은 학인들과의 공부 ..
  • 해변가의 칡넝쿨을 붙들고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산에서 내려와 시간이 남을 때 바닷가로 가서 해변식물을 조사하기도 한다. 오전에 남해 탐사에 나섰다가 오후에 도착한 어느 한적한 바닷가. 여느 해안가처럼 멀리 바다가 있고 설레는 물은 출렁이고 있었다. 수평과 수직이 이 자연에 어디에 따로 있겠느냐만, 부분을 떼서 카메라에 담으려니 ..
  • 왕이 된 남자, 대통령이 된 남자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산으로 들었다. 아직 산에 정착하지는 못한다. 그러기엔 나의 담력이 부족하다. 산의 바깥에 두고 온 물건도 너무 많다. 내 안에 담긴 욕망은 너무도 끈질겨서 저기 바깥과 탯줄처럼 끈끈하게 연결되어 있다. 어느 유행가 가사처럼 내 안에 내가 너무 많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부스러지는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