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칼럼

  • 눈썹경례를 하였다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정독도서관 근처에 약속이 있어 모처럼 나들이를 했다. 여유 있게 나섰지만 자유로에서 서울로 들어가는 길은 꽉 막혔다. 겨우겨우 도심으로 진입하는데 사람들 냄새가 물씬했다. 이렇게 많은 인파 사이에서 어리둥절한 기분을 느끼는 게 이상했다. 단골인 구하산방(九霞山房)에 들러 붓 몇 자루..
  • 얼굴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 얼굴, 얼의 굴이다 / 다석 류영모. 1. 최근 고개 위로 빼꼼히 드러난 얼굴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가 있었다. 우리의 생각이 언어의 지평선 위에 드러난 것이라면 얼굴은 몸의 가장 바깥으로 드러난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얼굴의 차이가 아니라면 우리는 모두 익명의 섬을 떠도는 안개에 불과하..
  • 몇몇 동사에 대한 몇 가지 생각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전통생태학을 공부하는 집담회에 참석했다. 서울대학교 인문관의 어느 교실이었다. 마지막 학창시절, 식물학이었던 전공이 하도 싫어서 참 많이도 기웃, 기웃거렸던 복도를 지나는데 옛 생각이 일어났다. 유인물을 낭독하는 발제자를 따라 읽어가는데 주제와는 옆길로 샌 동사 하나에 새삼 눈길이 갔..
  • 존재에 대한 싸늘한 슬픔들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궁둥이와 엉덩이는 사뭇 다르다. 국어사전에 따르면 자리에 앉을 때 바닥에 닿은 부분을 궁둥이라고 한다. 그러니 엉덩이는 궁둥이에서 조금 허리 쪽으로 오른 부분을 뜻한다. 즉 ‘볼기의 윗부분’을 이르는 말이겠다. 그제 우연히 "엄마 어디가!…어미로 착각해 자동차 졸졸 따라가..
  • 아침 출근길에 만난 개미와 어느 곤충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아침 출근길이다. 간밤 심학산도 잘 주무셨는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호랑이 눈알처럼 신호등은 밤새 깜빡거렸다. 꺼질 줄 모르고 아무런 소용도 모른 채 쉬지도 못하는 무정물이지만 안쓰럽다. 보아주는 이 없지만 그저 깜빡깜빡. 잠자리를 박차고 나온 새소리도 싱그럽다. 어제하고 다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