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칼럼

  • 내 머리는 셌는가?
    화요일의 심리학 - 정재곤
    꽤 오래 전에 유행했던 넌센스 퀴즈이다. 어떤 사람이 버스를 탔는데, 그 버스에 탄 사람을 세어보니 모두 11명이었다. 12명이 타고 있어야 하는데, 어떻게 된 걸까? 정답은, 세는 사람이 정작 자기 자신은 세지 않은 것이다! 하긴, 알고 보면 함정이 금세 보이는 퀴즈이다. 의당 사전에 세는 사람이 ..
  • 벼랑 끝의 수도꼭지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밤이 아니라 낮이었다. 덕분에 사방이 잘 보였다. 경사가 있었다. 미끄러지면 곧바로 바닷가로 풍덩, 빠지는 곳이었다. 물은 물렁물렁해서 작은 체중에도 푹 꺼지는 곳이다. 가파른 비탈을 간단히 제압하고 나무들은 서 있었다. 이들의 뿌리는 경사에 연연해하지 않고 지구의 저 중심을 향하여 뻗..
  • 소설의 첫 문장
    화요일의 심리학 - 정재곤
      우리는 소설을 읽을 때 어디서부터 읽는가? 첫 문장에서부터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소설은 순차적으로 읽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이야기가 많고도 많다. 그야말로 널렸다. 사실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때론 곤란한 지경에 이르기까지 한다. 나아가, 소설도 잘 짜인 이야기이다. 이..
  • 어머니의 선물 4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옷걸이. 내 안에는 대체 어떤 몽매한 작자가 살고 있을까. 도대체 어떤 인물이 또아리를 틀고 있기에 어머니를 잃고도 눈물이 나오지를 아니 하는 걸까. 스스로 생각해도 좀 놀랄 지경이었다. 조문객이 조심스런 표정으로 오시어 목례를 하고, 분향을 하고, 어머니께 절을 하는 모습을 묵묵히 바라..
  • 전조(前兆)
    화요일의 심리학 - 정재곤
      “여기 잠깐 와볼래?” 아내가 이런 말을 할 때마다 나는 바짝 긴장한다. 내가 또 냄비 바닥이라도 태웠나? 아니면, 남은 왕만두를 냉동실이 아니라 냉장실에 잘못 넣은 걸까? 아내의 노래하듯 감미로운 권유형 말투에는 이제 곧 터질 작은 분노가 감춰져 있다. 두려운 전조이다. 내 육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