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리칼럼

  • 길도 늙는가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어제 소개한 농사꾼 시절의 두보(杜甫)의 시 한 구절이 비 오는 내내 머릿속을 뱅뱅 맴돌았다. “좋은 비 시절을 알아/봄이 되니 모든 것 피어나게 하네/바람 따라 몰래 밤에 들어와/소리 없이 촉촉히 만물을 적시네.” 시절이 봄은 아니었지만 때를 맞추어 피어나는 꽃은 있고, 이 참..
  • 쌀비가 내리는 어느 날의 오후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버들까치수염 오후 4시는 묘한 시간대이다. 하루가 하루 만에 그 어디로 가는 게 드디어 보이는 시간이다. 어물어물하다가는 그냥 놓쳐버리는 시간이다. 시침과 분침이 직각을 표시하는 오후 3시에 예수는 숨을 거두었다고 한다. 내 머리꼭대기에서 그런 생각이 드는 그때부터 오후는 말하자면 내..
  • 동해안 해변에서 만난 어떤 무덤들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용머리 내륙에만 살다가 동해안으로 와서 굽이굽이 해안도로를 달리 때, 멀리 바다와 흰 파도에 넋이 빼앗기기가 십상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가까이 바닷가로 접근하면 이곳에도 그리 낭만적인 풍경만 있는 건 아니었다. 산에 가면 무덤이 있듯 해변에도 무덤이 많았다. 용머리라고 하는 ..
  • 제주도에서 만난 유리창들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 제주가 우리의 땅임에는 엄연한 사실이지만 바다를 격한 터라 자주 갈 형편은 되질 못했다. 그곳의 풍광이 좋고 휴양지로 손색이 없는 곳이라는 건 알지만 경제적으로, 시간상으로 여유를 부릴 형편이 되질 못했던 것이다. 신혼여행갈 때 처음 가보고 내내 부러움의 대상으로 남았다.  ..
  • 선거판에서 머리를 깎았다
    일생의 일상: 책, 영화, 연극, 생활에서 건져올린 이야기들 - 이굴기
    여기는 경상남도 양산시 웅상읍. 존경하는 선배가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곳이다. 주말에는 부산 금정산에서 꽃산행이 있어 겸사겸사해서 금요일 저녁에 도착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을 환갑을 지나고 해야 하는 후보를 직접 만나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온 것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