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책 밖에서 만난 작가┃<흔들리며 피는 꽃, 간디학교>를 펴낸 제천간디학교 손진근 교장
등록일 : 2013-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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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우선 제천간디학교를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학교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학교 이름에 ‘간디’라는 인물의 이름이 들어간 것이 인상적입니다. 
A ∥ 제천간디학교는 현재 제천시 덕산면 월악산 자락에 있어요. 산이나 마을이나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어 알록달록 너무 예뻐요. 우리 학교는 중고통합 6년 과정이며, 사랑과 자발성의 교육철학 속에 더불어 행복한 사람을 꿈꾸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아이들이 와서 함께 생활하는 기숙형 학교예요. 
흔들이며 피는 꽃 간디학교우리 학교는 1997년 3월 경남 산청에서 ‘간디청소년학교’로 처음 시작했어요. 한국 최초의 상설 대안학교로 각광을 많이 받았죠. 1990년대 입시위주의 경쟁 중심 교육에서 자살하는 청소년들을 보며, 학교에서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공교육의 대안을 모색하는 대안학교로 출발했죠.
2001-2002년 경남도교육청이 비인가인 중학교를 폐교하라 해서 열심히 싸웠어요. 당시 고등학교는 인가된 학교였어요. 싸움이 끝날 무렵에 학부모들의 불만도 있고, 교사들 견해도 조금씩 차이가 나면서 선택을 했어요. 2002년 9월 중학과정이 제천으로 분리, 이전하게 되었습니다. 2005년에는 ‘제천간디학교’로 개명하고 고등과정도 설립했어요.
2013년 현재 교육의 대안을 넘어 삶의 대안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지역주민들과 장터행사도 같이 하고, 지역아동센터도 운영하고, 협동조합도 만드는 등 마을 활성화 사업을 하고 있어요.
‘간디’는 인도의 ‘간디’ 맞아요. 간디의 노동하는 삶, 공동체의 삶, 진리를 따르는 삶을 계승하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지요. 사실 자본주의 문화에 길들여져 쉽지 않습니다. 허나 조금씩 노력하는 거죠. 식량이나 에너지에 대한 자급율을 어떻게 높이느냐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어요. 그래서 ‘마을이 세계를 구한다’는 생각으로 지역주민과 지역으로 귀농 귀촌하신 간디가족 20여 가정과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 중이에요.


Q ∥ 이번에 『흔들리며 피는 꽃, 간디학교』는 어떻게 출간하게 되었는지,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새로운 10년 혹은 20년을 준비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제천에서 살아온 10년을 정리해야 할 것 같았어요. 우리의 정리가 내부 자료로만 남기지 말고, 대안교육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자는 의미에서 책을 발간하기로 했지요. 책의 분량이 한정되다 보니 다양한 것을더 많이 담아내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우리의 발자취를 이 정도로 정리한 것에 대해 만족해요.


Q ∥ 간디인들에게는 일(수업)과 놀이가 따로 나뉘어 있지 않으며,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의 실종’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수업시간이나 일상생활에서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요?
A ∥ 아이들은 대체로 바빠요. (물론 한가한 아이도 있죠) 하루 일과의 기본은 수업을 듣는 것인데, 대체로 활동적이고 협동학습을 요하는 수업이 많아요. 대표적으로 중․고등 프로젝트 학습이 있고요. 또한 자치활동이 활성화되어 있어요. 학생회, 도서관위원회, 전산실 위원회, 교지 편집부와 동아리가 왕성하게 활동을 하죠. 그러다보니 기숙사에서 아침 7시에 일어나 세면하고 내려와 식사하고, 수업 듣고, 동아리 모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면 보통 오후 9시에 일과가 끝나는 편입니다. 중간에 비는 시간은 축구와 농구, 도서관에서 책 읽거나 자거나 등 각자의 시간을 가져요. 아이들 대부분은 풍물, 기타 등 악기를 한 가지 이상 다룰 줄 알아요. 거기에 관심이 많은 아이는 시간 투자를 많이 해요. 그래서 축제나 행사가 있으면 다양한 공연을 준비하고 발표를 해요. 재미있어요. 때로는 ‘나도 다니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요.




Q
 
∥ ‘주를 여는 시간’ ‘가족회의’ ‘무빙스쿨’ ‘농사’ ‘옷 만들기’ ‘자연은 내 친구’ 등 교과목이나 에는 논문도 써야 한다고 들었습니다. 제천간디의 교육과정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A ∥ 졸업하는 아이들(고3)에게 질문을 했어요. “사회에 나가면 간디학교를 물을 텐데 너는 어떻게 설명할래?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기 삶을 기획할 수 있는 힘을 주는 곳”이라고 했어요.
자기 삶을 기획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 중등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자립기초(음식, 농사, 목공, 옷만들기) 등 다양한 필수와 선택이 있고, 학년별 움직이는 학교(중1-지역문화와 풍물체험, 중2-자기 정체성을 찾는 연극체험, 중3-세상을 만나기 위한 제주도 도보 체험과 타 대안학교 체험)가 있어요. 중3 때는 논문도 써야 하고요.
고등부는 작업장(농사, 음식, 카페, 비누, 디자인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필수(필리핀 해외체험, 개별 움직이는 학교, 평화와 진로 프로젝트 등)와 선택이 있어요. 6학년이 되면 1학기는 외부에서 개별 인턴십(3개월 이상)을 하고 2학기는 집단 자치 학습인 인문학 캠프를 하면서 마무리해요.
고2나 고3 정도 되는 아이 중 몇몇은 교사 수준의 의식과 실천을 할 정도로 성장해요. 그리고 많은 자신감을 가져가죠. 삶은 내가 기획하여 삶을 살 때 행복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졸업을 해요. 교사들은 우리 교육이 헛되지 않고 의미가 있었구나! 라고 생각하며 다시 힘을 내고요.


Q  ‘부모도 아이들과 함께 간디학교에 입학한다’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부모들도 학교활동에 참여를 많이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 부모님들은 입학식, 5월 대동제, 여름방학 기말잔치, 9월 가을축제, 12월 졸업식 이렇게 4개의 행사를 중심으로 학교에 참여해요. 그 외 6월에 움직이는 학교가 3주간 있고 그 기간이 끝나는 날 학년별로 모여 이야기도 나눠요. 중 1,2학년 부모님들은 기숙사 사감도 돌아가면서 한 번씩 해야 해요. 또 학년별로 학부모 MT를 1학기마다 아니면 1년에 한 번씩 하죠. 그 외 학부모 면담도 있고, 학교운영위원회나 도서관소위원회 등 단체에 소속해 있으면 주기적으로 만남을 가져요. 이렇게 해서 학교와 전체적으로 개별적으로 소통을 하게 됩니다. 부모님들이 전국에 계시지만, 학교를 위해 기꺼이 시간 내주시고 참여해주세요.
위와 같은 과정에서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통해 스스로 성장하고요. 부모님들은 학교를 이해하고, 아이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면서 조금씩 변화하고 성장한다고 하세요. 그러다보니 학교 주변으로 재학생과 졸업생 부모님들이 많이 이사를 와요. 벌써 20여 가정이 다 되어가요.
요즘은 학교와 마을을 연계해서 삶의 교육, 대안적인 삶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Q ∥ 지난 10여 년 간 대안학교가 참 많이도 생겨난 것 같습니다. 대안교육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커져가는 것 같고요. 교장선생님이 보시기에 이 대안학교들의 행보나 그 미래, 대안교육의 방향은 어떠할 것 같은지요? 대안학교를 귀족학교로 오해하는 사람들도 꽤 있는 것 같은데 어떠세요?
A ∥ 대안교육 16년간 300여 개의 대안학교가 만들어졌어요. 또한 혁신학교나 공립형 대안학교를 여는 데 많은 모델링이 되었어요. 앞으로 대안학교는 더 늘어나기보다 질적으로 많이 성장하기를 바라지요. 교육의 대안을 넘어 삶의 대안을 갖는 학교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또한 그 영향으로 공교육에서는 혁신학교나 공립형 대안학교가 더 많이 늘어나고, 다양한 대안을 꿈꾸는 학교가 곳곳에서 등장하길 바라고요.
비인가 대안학교들이 재정지원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운영하다보니 수업료가 비싸서 귀족학교라고 오해를 많이 받아요. 우리학교는 수업료 36만원에 기숙사비 30만원이에요. 연간 792만원을 부담해요. 여기에는 먹고 자고 기숙사 비용이 절반에 가까워요. 공교육에서 한 아이에게 연간 드는 비용이 600-700만원 정도 된다고 이야기해요. 여기서는 잠자고 먹는 비용이 빠진 경우에요. 대안학교가 기존 수업료나 기숙비와 체험학습비(해외 체험 포함)를 포함한 비용을 공교육과 비교해 보면 비슷하거나 조금 많아요. 재정지원이 없어 부모님 부담이 많은 건 사실이에요.
일부 학교에서는 100만원 이상의 과다한 수업료를 받거나 영어수업을 강조하여 외국의 유명한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해요. 나는 이런 학교가 귀족학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대안학교라 함은, 좋은 학벌보다는, 생태적인 감수성이 살아 있는 소박한 삶이나 자기가 기획하는 삶을 지향해요. 교사들이 그 삶을 먼저 실천하고 있어요. 재정지원이 없다보니 교사 처우가 매우 열악합니다. 우리 학교 같은 경우 초봉이 100만원밖에 되지 않아요. 단순하고 소박한 정신으로 감내하는 거죠. 귀족학교와 거리가 멀어요.


Q  학생, 학부모, 선생님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10년 동안 제천간디학교를 이끌어왔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뒤 모습은 어떠하리라고 보시는지요?
A ∥ 학교의 대안을 넘어, 삶의 대안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졸업생들이 돌아와 마을 곳곳에 포진했으면 하고요. 간디학교의 선생님도 하고, 집도 짓고, 농사도 짓고, 다양한 협동조합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마을주민과 함께 다양한 동아리도 만들고 동네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정기적으로 식사도 하고 마을극장에서 노래도 춤도 악기도 함께 연주하고 나누며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10년 뒤에 이렇게 되길 소망합니다.


Q ∥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면 해주세요.
A ∥ 제천에서의 간디학교 10년은 또 다른 도전이었어요. 그 도전이 헛되지 않고 내 삶의 행복을 찾고, 사회적으로 의미를 찾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산물이라 생각해요. 우리는 지난 10년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10년을 준비하고 새로운 도전을 할 겁니다. 그래서 삶의 대안을 찾아 지속가능한 삶을 모색하고 싶어요. 잘 지켜봐주세요. 많은 관심과 응원과 질책을 함께 주세요. 대안학교가 질적 성장을 이루고, 그 영향으로 공교육이 변화와 성장을 하면 좋겠어요. 그래서 대한민국 아이는 학교에서 행복하고, 시민은 삶에서 행복하고요.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들, 어느 자리에서나 ‘지금’ 행복하시길 소망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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