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래리 고닉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수학>을 우리말로 옮긴 전영택 인터뷰
등록일 : 201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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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첫인사를 해주세요.
A ∥ 안녕하세요, 래리 고닉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수학』을 번역한 전영택입니다. 저는 서울대학교에서 천문학과 원자핵공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원자력연구소에서 잠시 근무하다가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하여 산업부에서 12여 년 동안 일했습니다. 그 후 한국전력거래소로 이직했다가 지금은 한국수력원자력(주)에서 수력본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수학 덕을 많이 본 사람입니다. 고등학교 때는 문과였는데, 고교 2학년 때 수학에 빠졌죠. 그래서 당시 예비고사는 문과로 치렀지만 본고사는 이과로 치렀습니다. 그때는 대학입시가 예비고사와 본고사로 이루어져 있었거든요. 과학과목은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었지만 수학 덕분에 서울대학교 생약계열에 합격했고요. 1학기를 다닌 후에 학과가 적성에 맞지 않아서 중퇴를 하고 그해 다시 자연과학대학에 응시했는데, 이때도 수학 덕분에 다행이 합격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기술고등고시도 마찬가지였어요. 전기공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수학적 바탕 덕분에 공부하는 데 아주 큰 어려움은 없었고 2년 만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전기 분야 선발인원이 전국에서 5명이였으니 쉬운 시험은 아니었겠죠?^^;;) 또 하나,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시절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 응시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도 시험과목에 수학이 있어서 선택했는데 그 덕에 무난히 합격했답니다. 물론 일이 바빠서 중퇴했지만…….

그래서 저는 수학 공부의 효능을 늘 강조합니다. 사무직 업무를 12년 넘게 하고 있지만, 이것 또한 수학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수학을 틈틈이 하고 있고,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Q ∥ 이번에 펴내신 래리 고닉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수학을 소개해주신다면요?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수학
A ∥ 대학 시절부터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면서 봐온 것인데요, 대체로 책의 앞부분만 새까맣게 손때가 묻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음먹고 공부하다가 몇 단원을 넘어가지 못하고 재미가 없어서 그만두기를 반복한 거죠.

저는 수학이 다른 과목들에 비해 공부하기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왜냐하면 수학은 자연을 분석하고 기술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수학 전체를 지배하는 원리가 있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지구상의 모든 물체가 아래로 떨어지듯이, 물리적 세계에는 일정한 운행의 원리가 있고, 그것을 기술하는 수학 역시 그런 원리를 갖고 있는 것이죠. 이 원리를 알면 수학 공부가 정말 쉬워지고, 자연스럽게 재미 또한 느낄 수 있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수학은 실생활과 동떨어진 어려운 암기과목에 머물고 말죠.

하지만, 물론, 현실의 사정은 제 생각과는 많이 다릅니다. 수학을 어렵게 여기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고, 장래의 진로 선택에서도 수학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하는 것 같고요. 아이들이 수학 공부의 고통에서 헤어나기를 바라는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쉬운 수학 공부법을 찾는 일을 지난 수년 동안 늘 머리를 짓누르는 숙제처럼 여겨왔습니다.

이 해묵은 고민에 해결의 빛을 던져준 것이 바로 래리 고닉의 과학만화책입니다. 고닉의 이번 대수학 책은 수학적 개념과 계산방법, 그리고 공식들이 왜 그렇게 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어요. 특히 우리가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실제 사례를 들어 이야기를 풀어나가죠. 그래서 더욱 실감나게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학의 유용성도 느낄 수 있답니다. 때문에, 수학적 기초가 부족한 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수학 공부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상적인 문제 위주로 구성되어 있는 다른 학습서에서는 볼 수 없는 큰 장점이지요.


Q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수학』을 비롯해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미적분』,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통계학』 등 래리 고닉의 책을 여러 권 번역해오셨습니다. 래리 고닉의 과학만화는 어떤 특징이 있다고 생각하세요?
A ∥ 제가 번역했던 고닉의 수학책들은 모두 공통적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먼저,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실제 사례’를 주로 인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것은 수학적 개념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만 아니라 친근감을 불러일으키는 장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시각적 효과입니다. 그림과 삽화를 이용하여 복잡한 개념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만화의 등장인물들이 서로서로 주고받는 대화는 키득키득 배꼽을 쥐게 하는 큰 재미를 선사한답니다. 세 번째로는 ‘충분한’ 설명을 들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수학적 개념이 왜 생겨났는지를 그 기원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어서, 수학의 전체 구조를 입체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답니다. 이러한 특징은 대수학 책에서 특히 잘 드러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 ∥ 번역 과정에서 힘든 점, 또는 재미있었던 일은 없으셨나요?
A ∥ 저자가 대수학을 설명해나가는 방식이 아주 재미있어서 힘든 줄 모르고 번역했습니다. 발의 길이를 재는 예를 통해 수의 종류를 설명하며 수(數)직선을 채워가는 것이라든지, 방정식의 해법을 재균형으로 설명한 것이라든지, 완전제곱과 근의 공식을 정사각형의 완성이라는 방법으로 설명한 것은 정말 참신합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번에는 어떤 방법으로 설명할까 하는 궁금증 때문에 자연스럽게 번역에 속도가 났고, 번역하는 내내 즐거웠습니다.


Q ∥ 수학 공부와 가르치는 일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전히 많은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계시기도 하고요. 선생님이 생각하기에 수학은 어떤 학문인가요? 또한 어떤 순서로 공부하고 배워가면 좋을까요?
A ∥ 고닉은 서문에서 수학이 언어라는 견해를 밝히고 있는데,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국어나 영어와 비교해서 말하자면, 수식이 문장이고 항등식, 방정식, 부등식, 함수는 영어의 문장 5형식과 같은 수식의 형식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서 먼저, 수학을 국어나 영어와 같은 일반 언어보다 어렵게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아니 오히려 쉽다고도 할 수 있어요. 영어의 경우 목적어로 동명사를 취하는 동사와 부정사를 취하는 동사는 특별한 규칙이 없어서 외워야 하지만, 수학적 문장과 그 풀이에는 일정한 규칙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수학도 외워야 할 부분이 많지만, 이 규칙성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면 암기가 더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정의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학은 ‘정의’의 학문입니다. 정의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가령, ax+b=0이 항등식인 경우와 방정식인 경우는 답이 전혀 다릅니다. 항등식과 방정식의 정의를 알지 못하면 이 문제를 풀 수가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계산능력입니다. 수를 다루는 방법은 사칙연산, 즉 +, -, ×, ÷의 네 가지밖에 없습니다. 복잡한 수식도 모두 사칙연산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입니다. 수의 종류에 따른 사칙연산의 법칙을 정확하게 익혀서 복잡한 수식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계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어떤 부분을 공부하고 나면, 스스로 선생님이라고 가정하고 공부한 부분을 가르쳐 보기를 권합니다. 그러면 공부한 부분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했는지를 스스로 체크할 수 있어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습니다.


Q ∥ 흔히들 만화는 교육과는 거리가 먼 매체라고들 생각하고는 합니다. 만화책은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줄까요? 관련한 선생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A ∥ 이 책에도 나오지만, 그래프는 방정식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그림입니다. 이것은 17세기의 프랑스 철학자였던 데카르트의 아이디어인데, 방정식을 이해하고 해를 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되어 지금은 수학책 어디에서나 사용하고 있죠. 이처럼,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만화를 교육에 활용하면 시각적 효과와 유머적 효과를 더할 수 있어서 이해를 돕고 흥미를 돋우는 장점이 있다고 봅니다.


Q  수학에 여러 분야가 있는데, 특히 관심이 더 가는 분야가 있으신지요? 그 이유는 또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 저는 수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 말해야겠군요. 고등학교까지 배우는 수학은 크게 대수학, 미적분, 확률과 통계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나누는 이유는 각 분야의 방법론이 다르기 때문인데,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수학입니다. 왜냐하면 대수학은 다른 분야의 공부에 기본 토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미적분이든 확률과 통계이든 결국은 대수학 문제로 귀결됩니다. 가령 어떤 이차함수의 접선을 구하는 미적분 문제의 경우, 접선의 기울기는 미분계수라는 개념을 이용하여 구하지만 접선의 방정식을 구하는 것은 대수학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대수학에 대한 실력을 탄탄하게 쌓아야 다른 분야의 공부를 수월하게 해나갈 수 있는 것이지요.


Q ∥ 평소 어떤 책을 즐겨 읽으시나요? 좋아하는 작가나 작품을 꼽는다면요?
A ∥ 아무래도 직업상 직무와 관련된 책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습관의 힘』,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등등……. 지난해 어느 날 무슨 생각에선지 톨스토이의 부활을 다시 읽은 적이 있었는데, 젊었을 때와는 전혀 새로운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앞으로 여유가 생기는 대로 고전들을 다시 읽을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Q ∥ 앞으로 어떤 책들을 집필하고 싶으세요? 혹 준비 중인 책이 있나요?
A ∥ 저는 고등학교 시절 학원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단시간 내에 수학을 독파했고, 그 과정에서 수학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수학 공부에 대한 나름의 방법론을 갖고 있고, 이것을 책으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져왔습니다. 지금까지도 봉사활동 삼아 고등학생들을 가르치며, 학생들이 느끼는 어려움들을 파악하고 분석하는 것은 이런 생각 때문입니다.

고닉의 책은 그야말로 제가 쓰고 싶었던 내용의 책입니다. 그래서 고닉의 수학책 번역은 제게 큰 행운인 동시에 고민거리이기도 합니다. 늘 곁에 머물며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수학 공부를 도와줄 수 있는 절친한 친구와 같은 책을 쓰고는 싶은데……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장담은 하기가 어렵네요^^.


Q  이 책을 꼭 읽기를 바라는 독자가 있나요? 어떤 면면에 주안점을 두어 읽으면 좋을까요? 끝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인사 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앞에서도 말했듯이 수학은 개념과 원리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이 책은 수의 종류와 쓰임새부터 이차방정식까지 여러 수학적 개념과 원리가 자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어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수학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특히 요즘 수학 선행학습이 일반화되고 있어서, 이런 밀어붙이기식 공부가 자칫 수학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잃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학생들에게는 이 책이 특히 많은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독자에 따라서는 이 책에 지나치게 자세하게 설명을 한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을 텐데, 그런 부분은 건너뛰고 읽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모쪼록 이 책이 평소 수학을 공부하며 품었을 법한 의문들을 해소하고, 수학에 친근감을 느낄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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