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시튼의 동물 이야기'(전9권)를 펴낸 어니스트 톰슨 시튼 가상 인터뷰
등록일 : 2016-01-19
트위터로 공유하기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미투데이로 공유하기



Q
 
∥ 우선 독자들에게 오랜만에 인사 부탁드립니다.

A ∥ 저는 어니스튼 톰슨 시튼이라고 합니다. 동물학자이자 동물문학가로 알려져 있지만, 자연사학자이자 화가이기도 했답니다. 1860년 영국 더럼 주 사우스실즈에서 태어나 자라다, 1866년 온 가족이 캐나다 온타리오 주로 이주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1879년 본격적으로 미술 교육을 받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간 적도 있습니다.

1893년 미국 뉴멕시코 지역으로 사냥을 나간 경험을 담아 <커럼포의 왕, 로보>를 발표했고, 이후 『회색곰 왑의 삶』 『샌드힐의 수사슴』 『뒷골목 고양이』 등 수십 편의 아름답고 슬픈 동물 이야기를 펴냈습니다. 러디야드 키플링, 존 버로스, 마크 트웨인 등과도 교류하며 지냈습니다.

제가 보이스카우트 운동에 참여한 적도 있습니다. 1902년 자연친화적인 단체 ‘우드크래프트 인디언 연맹’을 창설했으며, 그후 보이스카우트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죠. 1910년 미국 보이스카우트 협회 창립위원회 의장이 되었으며, 첫 보이스카우트 매뉴얼을 집필하기도 했습니다.

1917년 수(Sioux) 인디언에게서 ‘검은 늑대’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1927년 수 인디언, 푸에블로 인디언들과 함께 생활하기도 했었어요. 그들의 권리를 지지했고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보호 구역의 설치를 주장했었습니다.

자연 속의 동물 세계를 사실적이고 아름답게 묘사한 저의 작품들을 100년 넘게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Q ∥ 이번에 ‘시튼의 동물 이야기’ 선집을 펴내게 되었는데, 소회가 어떠신지요? 시리즈를 어떤 기준으로 구성하게 되었는지, 어떤 책들이 목록에 있는지 궁금합니다.

A ∥ 이번 '시튼의 동물 이야기' 시리즈의 목록은 제가 쓴 많은 작품들 중 시리즈 제목처럼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들만을 모아 펴낸 것입니다. 가능하면 출간 연대순으로 배열하려 애썼지만 분량이 조금 얇은 책들의 경우에는 단독으로 내기에 어려움이 있어서 다른 작품들과 함께 묶였습니다. (『회색곰 왑의 삶』과 『샌드힐의 수사슴』이 이런 예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대체적으로는 연도순의 골격은 유지하고 있고, 그림이나 본문의 꾸밈새도 초판 발행 당시의 모양을 그대로 살리려 노력했습니다.

Q ∥ 어떻게 동물 이야기를 쓰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동물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는지요? 동물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들려주는 이야기꾼이자, 이 시리즈의 그림을 모두 그려낸 화가이기도 합니다.

A ∥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1879년 본격적으로 미술 교육을 받기 위해 영국 런던으로 간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궁핍한 생활을 하며 건강이 나빠져 더 이상 학업을 이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어머니의 간곡한 부탁으로 다시 캐나다로 돌아와 형들이 사는 매니토바 주로 향했습니다.

이곳에서 이후 작품들의 무대가 된 카베리의 샌드힐 등을 쏘다니며 자연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습니다. 마침, 이 시기에 아메리카 인디언들과 교류를 시작해 그들과 친구가 되어, 동물과 자연에 대한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었습니다.


Q ∥ 수많은 동물들 중 유독 늑대에 대한 사랑이 진하게 곳곳에서 엿보였습니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나요?

A ∥ 1893년 미국 뉴멕시코 변방으로 '피해를 주는 동물'들을 잡으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한때 아파치 족과 들소들의 땅이었지만 당시에는 백인 목장주들의 땅이 되어버렸죠. 그래서 그곳의 늑대들은 사냥꾼들의 손에 죽어나가 이제는 몇 마리밖에는 남아 있지 않았었습니다.

그 살아남은 늑대들 중에서도 명성이 자자했던 녀석이 제가 쓴 <커럼포의 왕, 늑대>에 나오는바로 그 늑대였습니다. 사실 저 역시 녀석을 잡으러 간 것이었습니다. 1983년 가을부터 시작되어 다음해 겨울까지 이어진 사냥에서 저는 녀석과 단순한 사냥꾼과 사냥감 이상의 관계를 맺게 되었습니다. 녀석은 번번이 제가 놓은 덫을 피했습니다. 마치 녀석이 저를 아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놓은 덧들을 피해가면서 녀석은 점점 더 덫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번번이 이런 일이 일어나자 저는 모욕을 당했다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저는 녀석의 짝인 블랑카를 먼저 잡는 식으로 녀석을 유인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블랑카를 잃은 로보의 슬픔이 저에게까지 전해지는 듯해서 제가 오히려 마음이 아플 정도가 되었습니다. 결국 로보는 죽었지만, 저는 급작스럽게 심경의 변화를 겪었습니다.

저는 뉴욕으로 돌아와 이 비극적인 일을 글로 써 책을 발표했고, 이 책은 늑대를 사실적으로그리고 감정을 가진 동물로 다룬 첫 번째 책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저는 야생 동물 보호활동을 하고 국립 공원의 체계를 세우는 계기로 삼았습니다.(아래 그림 : 블랑카와 로보)



Q
 
∥ 오래전 서양의 어떤 철학자는 동물을 영혼이 없는 기계라고 정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A ∥ 그래요. 동물을 영혼이 없는 기계라고 말한 사람은 여러분들이 서양 합리주의의의 출발을 일군 철학자 데카르트입니다. 그는 인간과 달리 동물은 감정이나 영혼이 없는 물건 같은 존재로 여겼습니다. 일반적인 사물과 다른 점이 있다면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뿐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그의 생각을 극단으로 밀고 나가면 영혼을 가진 인간은 영혼이 없는 물건일 뿐인 동물을 아무렇게나 대해도 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들은 인간보다 열등하므로 그들을 우리 인간의 유익함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 이용해도 아무런 죄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틀렸습니다. 제가 쓴 책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들 역시 감정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그들을 함부로 대할 권리가 없습니다. 그들은 이 땅에서 우리 인간과 함께 공존해야 할 동료입니다.


Q ∥ 오늘날의 인간과 동물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떻다고 생각하시는지요? 100여 년 전과 많은 차이점이 있을 것 같습니다.

A ∥ 자연의 중요성을 알려온 많은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이제는 동물의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100년 전과는 달리 이제 인간은 동물을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그들이 사라지게 되면 우리의 삶도 유지될 수 없다는 것도 서서히 깨달아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하고 비정한 사람들은 동물들을 학대하고 그들의 목숨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Q ∥ 우리 인간들은 이제야 공존의 지혜를 깨우쳐 가고 있습니다. 이 시리즈를 읽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A ∥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건 인간들 사이에서뿐만 아니라 인간과 동물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동물들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면 그곳에서 우리 인간 역시 살 수 없을 테니까요.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