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책 밖에서 만난 작가┃<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시리즈를 출간한 인디고 서원 이윤영 실장 인터뷰
등록일 :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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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인디고 서원이 올해로 창립 13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요즘은 어떤 활동들을 하고 있는지 근황을 들려주신다면요?

A  ∥ 인디고 서원이 열릴 때부터 지속해오던 인문·문화·교육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자 초청 토론회 ‘주제와 변주’는 88회를 진행하였고, 청소년들이 직접 만드는 인문교양지 《인디고잉》은 54호를 발행하였습니다. 국제 인문학 잡지 《INDIGO》, 국제 인문학 프로젝트 ‘인디고 유스 북페어’, 청소년 인문 토론의 장 ‘정세청세’ 등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주력하고 있는 사업은 공교육 현장에 직접 나가 아이들을 만나고 이야기하는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부산시의 교육청·교육지원청과 연계하여 강의, 콘서트, 캠프 등 다양한 형태의 인문학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책읽기를 기반으로 한 도덕적 품성, 비판적 지성, 예술적 감성을 기를 수 있는 컨텐츠를 제공하고, 스스로 사유하며 토론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 그리하여 자기 삶의 주인이자 영혼의 선장이 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입니다.

작년 한 해 동안 80개 학교에서 1만여 명의 청소년들이 참여했고, 올해는 더 많은 학교와 학생들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새로운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3부작’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으며, 어떤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요? ‘새로운 세대’는 누구를 가리키는지도 궁금합니다.

A  ∥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인디고 서원의 청소년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세대가 탄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사람의 목숨을 귀하게 여겼다면 세월호는 그날 출항했을까요? 전복된 그순간 더 빠르게 구조작업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서로의 책임을 미루기보다, 무엇을 해야 할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진심을 다해 무엇이라도 하지 않았을까요?

세월호 참사뿐만 아닙니다. 노동, 교육, 일상의 현장에서 우리는 너무나 익숙하게 일어나서는 안 되는 비인간적이고 비상식적인 일들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생명보다 돈을 중요시하는 것이야말로 ‘가난한 사회’이고, 그것을 타파해야만 존엄하고 고귀한 삶, 자유롭고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존의 부정의한 고리를 끊어내고 보편적으로 옳은 가치, 공동의 선을 향한 가치를 선택할 수 있는 세대가 바로 새로운 세대입니다.

새로운 세대의 조건이 무엇일지, 그리고 그 세대는 어떻게 탄생할 수 있을지 고민해오고 있었는데, 그것이 민주시민의 모습이어야 함을 깨달았습니다. 스스로 존엄한 인간임을 자각하고, 그리하여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참여하고 책임지는 것. 그것이 바로 민주시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내용을 담아 세 권의 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Q   ‘Doing Democracy’(두잉 데모크라시)는 미국의 민주주의 실천가 프란시스 무어 라페가 창안한 개념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그의 원고를 받게 되었고 책에도 실을 수 있었는지 그 계기가 궁금합니다.

A  ∥ 인디고 서원에서는 2008년부터 2년에 한 번씩 ‘인디고 유스 북페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제 인문학 프로젝트로, 전 세계의 창조적 이론가, 실천가를 만나 인터뷰하고 그들을 한국으로 초대하여 포럼, 세미나, 강연회, 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행사이지요.

열리는 해마다 각각의 주제가 있는데 2010년도의 주제가 ‘가치를 다시 묻다’였습니다. 궁리출판사에서 같은 이름의 책도 출간하였지요. 인류 보편적인 가치들의 의미를 다시 물어 그 실현 가능성을 찾아 떠난 여정이었습니다. 2009년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의와 희망’을 주제로 미국을 방문하였고, 프란시스 무어 라페 선생님을 만나 뵈었습니다.

라페 선생님의 책 중 『살아있는 민주주의』(이후출판사)가 있는데요,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일상을 그만두고, 자유로운 민주시민의 삶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이론이 소개된 책입니다. 2009년 방문하여 인터뷰했을 당시 저희가 그 책을 무척 인상 깊게 읽었다는 말씀을 드렸었고, 인터뷰도 진행하였습니다. (그 인터뷰의 내용은 『가치를 다시 묻다』에 상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한국에서 자신을 만나기 위해 온 인디고 팀에게 무척 감명받았다며, 저희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건네신 것이 <Doing Democracy> 원고입니다. 『살아있는 민주주의』 책에 모두 담지 못했지만 더 애착을 갖고 만드셨다는 워크북 형태의 원고였어요. 어떻게 하면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만들 수 있는지 그 방법과 사례를 소개한 원고라 꼭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고 하시며 이를 토대로 한 출판물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와 이 원고를 곧장 번역하였고, 가장 좋은 시기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작년 국정농단 사태가 일어났고, 살아있는 민주주의가 반드시 이 땅에 도래해야 한다는 확신을 하게 되었지요. 그리하여 이 책이 출판되게 되었습니다.


Q  ∥ 청소년들에 의해 실제로 ‘살아있는 민주주의’가 실천되고 있는 모습을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정세청세)’라는 청소년 인문 토론의 장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정세청세’가 시작된 지도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지금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A  ∥ 정세청세는 책에도 소개되어있듯 청소년들이 기획한 인문 토론의 장입니다. 자발적으로 모인 청소년들이 토론 주제를 기획하여 행사를 열고, 또 자발적으로 참여를 신청한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 자유롭게 토론하는 인문학 행사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그에 함께 답을 찾아가는 소통의 장이기도 합니다.

2007년 처음 정세청세가 시작되고 전국 각지에서 청소년들이 참여를 위해 부산으로 찾아왔고, 그 친구들이 각자의 지역에서 소통의 장을 열면 어떨까 제안을 하였습니다. 지금 현재 그렇게 모인 청소년들이 전국 23개 도시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각에 정세청세를 열고 있습니다. 100여 명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함께 이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고, 인디고 서원은 정세청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제공하고 있습니다.

올해의 정세청세 주제 역시 ‘살아있는 민주주의’입니다. 올해는 6번의 행사가 진행되고, 오는 토요일(5월 20일)에 제2회 정세청세가 열립니다. 정세청세 공식 카페(cafe.naver.com/jscs)를 통해 일정과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고, 정세청세를 통해 성장한 청년들이 들려주는 정세청세의 이야기가 스토리펀딩 “정의로운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에서도 소개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Q  ∥ 2016년, 역사상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될 국정농단의 파행이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이것은 비단 한국 사회의 문제만은 아닐 것입니다. 2권 『가난한 사회, 고귀한 삶』에서는 불의를 외면하지 않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자기 삶의 행복을 위한 첫걸음임을 깨달은 새로운 세대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선을 치르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새로운 세대가 그들에게 목소리를 전한다면 어떤 메시지를 담을 수 있을까요?


A  ∥ 정권이 바뀐 지 며칠 되지도 않았지만 이미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가능한 것이었음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이셨던 비정규직 교사분들이 순직처리되고,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을 한 사람의 선택이 아니라 구조로, 제도로, 문화로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을 향해있지 않은 잘못된 제도와 구조 속에서 개인이 노력을 통해 자기 삶을 개선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계급이 다시 생겨나고 불평등이 심해지는 이유, 가난이 죄가 되고 그로 인해 인간다운 삶을 포기해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특별히 나빠서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구조를 공고하게 하는 이기적인 사람도 있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선한 마음으로 잘 살고자, 인간답게 살고자 노력하지요.

그러니 우리가 봐야 할 진짜 문제는 인간으로서 존엄하게 살아가기를 불가능하게 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 제도, 문화입니다. 경쟁만 부추기고 정해져 있는 정답만 요구하는 교육제도, 오로지 대기업만을 우선시하는 경제구조,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나누어 차별하고 노동자의 인권이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노동환경. 이 속에서 좀 더 선하고 좀 덜 악한 사람이 되는 것은 진정한 변화를 위한 선택이 아닙니다.

불평등하고 부조리한 세계를 못 참겠다는, 그러니 새로운 세상을 만들겠다는 움직임들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불의에 저항할 수 있는 힘, 아름답고 선한 것을 추구할 수 있는 힘을 길러내는 교육이 어떻게 가능할지 함께 고민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 마지막으로 이 시리즈를 읽을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A  ∥ 우리가 원하는 삶, 바라는 세상을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하는 것. 우리 안에 내재한 힘을 움켜쥐는 것.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첫 번째 삶의 기술입니다. 더 이상 스스로를 무력한 피해자로 느끼지 않을 때, 나아가 내 삶의 주인이자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힘을 발휘할 때, 우리는 스스로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러한 용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기를 요청해주시면 그곳이 어디든 달려가겠습니다. 함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가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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