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책 밖에서 만난 작가┃<정원생활자>를 쓰고 그린 가든디자이너 오경아 인터뷰
등록일 : 2017-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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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가든디자이너로서 그리고 방송 및 강연활동으로 바쁘게 지내실 듯합니다. 독자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A ∥ 안녕하세요, 오경아입니다. 봄이 되면서 우선은 저희 집 정원에 식물들이 계속 소식을 주고 있어서 틈틈이 정원을 돌보고 있고, 나머지는 의뢰받은 정원 설계와 디자인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Q ∥ 이번에 펴내신 책 『정원생활자』를 소개해주신다면요?
A ∥ 정원을 생활화하시고 계신 분, 정원생활을 꿈꾸는 분들에게 읽을거리를 제공하는 책입니다. 정원은 실제로 보고, 듣고, 일하는 공간이지만 그 안에는 정말 많은 과학 이야기, 인문학, 철학, 역사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내가 키우는 토마토는 왜 한때 마약이라는 소문에 시달리며 세상사람들에게 외면을 받았는지, 도대체 안데스 산맥에서 살았던 감자는 어떻게 지금 우리나라에까지 오게 됐는지, 정원 만들어 자랑 좀 하려다 왕에게 미움 받아 쫓겨난 재상의 이야기, 나폴레옹의 아내 조세핀이 오늘날의 장미정원 창시자가 사연 등등, 정원 속에는 아라비안나이트만큼이나 흥미진진한 수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습니다. 그걸 그냥 매일 밤 혹은 아침에 커피 한 잔 하면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전해 듣듯 전달해드리는 책입니다. 옆에서 말하듯이 썼기 때문에 정말로 제 목소리로 정원 이야기를 듣는 듯한 책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Q  이 책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단행본 집필 과정에서 특히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셨는지 궁금합니다.
A ∥ 앞서 언급했듯이 정원판 아라비안라이트 같은 느낌으로 썼습니다. 이야기꾼이 재미나게 이야기를 전달해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문체도 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로 구성이 됐고요. 그리고 이 이야기는 몇 년 전 라디오 방송을 위해 썼던 글이기도 해서 정말로 DJ가 직접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삽화를 그리는 데 집중된 시간을 보냈어요. 이야기라는 맥락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서 사진보다는 그림이 더 좋다고 판단을 해서 어설프지만 제 손으로 직접 각각의 이야기마다 삽화를 그려넣었습니다. 들려주는 이야기책과 비슷하지만 보는 맛도 그래서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이 책의 제목 ‘정원생활자’는 어떤 의미인가요? 선생님만의 의미를 붙인다면요?
A ∥ 사실 이 제목은 출판사에서 권한 제목인데요. 처음에는 제가 이 뜻을 잘 몰라서 어리둥절했어요. 생활자, Life ruler라는 엉뚱한 질문을 해서 편집자를 깜짝 놀라게도 했고요. 그런데 설명을 들어보니 정원을 ‘생활화하는 사람들‘ 이런 의미가 되더라고요. 괜찮은 제목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정확하게 정원을 생활화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오경아라는 사람을 표현하는 데도 적합하다고 생각했고요. 무엇보다 이 책에는 정원과 관련한 짧고 재미있는 많은 이야기들이 있어요. 그래서 365일 매일 저녁 침대 머리맡에 두고 가볍게 읽고 잠들면서 기분 좋은 정원 꿈을 꾸게 할 수 있는 책이라고도 생각했기 때문에 좋은 제목이라고 의미를 두었습니다.




Q ∥ 가든디자이너라는 직업이 아직은 생소한 감이 있습니다. 정원사와 어떤 점이 비슷하고 다른가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궁금하고요. 좋아하는 가든디자이너가 있나요? 특별히 영향을 받은 분이 있다면요?
A ∥ 정원사와 가든디자이너는 매우 다른 일이에요. 가든디자이너는 정원을 설계하고 밑그림을 그려주는 사람이라면 정원사는 정원을 관리하며 어떻게 식물을 잘 키우고 아름답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정원이라는 같은 공간을 다루는 사람들이지만 하는 역할이 매우 다른 셈이죠. 저의 경우는 정원사나 디자이너보다는 베아트릭스 포터라는 동화작가에게서 제 삶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요. 포터는 매우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어요. 버섯 연구에 당시 최고의 경지에 이렀던 분이거든요. 그런데 여성이라는 신분 때문에 차별을 받으면서 더 이상 버섯 연구를 할 수 없게 되니까 그때부터 동화를 쓰기 시작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베스트셀러 ‘피터 래빗’ 동화예요. 포터는 이때 번 돈으로 런던 생활을 정리하고 레이크 디스트릭트라는 시골로 내려가요. 풍광이 영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거든요. 그곳에서 지역인들과 함께 양을 키우고, 농장을 운영하면서 돈을 벌게 되는데요. 그 돈으로 사라지려고 하는 오래된 집도 사고, 강도 사고, 산도 사고... 나중에 돌아가시면서 이 모든 재산을 내셔널트러스트에 기증을 하거든요. 그때 기증의 조건이 모든 것을 절대 훼손시키지 말고 보존해달라는 것이었고요. 시골의 삶을 정말 많이 변화시킨 분이고, 레이크 디스트릭트라는 곳을 아름답게 지켜낸 분이기도 하고요. 이 분과 같은 역할을 나 역시도 우리나라에서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막연하지만 꾸준히 꿈을 꾸고 있습니다.

Q ∥ 한국의 정원 문화에서 개선되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 개선이라는 표현을 적당하지가 않을 것 같고요. 우리의 정원 문화를 새롭게 시작하자는 이야기는 꼭 하고 싶어요. 정원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화되고 그 형태와 의미가 달라지고 있거든요. 여기에 맞게 우리의 정원관도 달라져야 하고, 도심 속에서 일굴 수 있는 정원의 형태를 좀 더 적극적으로 찾아야 할 것 같아요. 우선 집 안에 화분 하나 들이는 것부터 시작일 수 있기 때문에 책의 제목처럼 그냥 정원을 생활화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제 책이 이런 정원생활에 도움이 되길 바라고요.

Q ∥ 조경학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오가든스(OhGardens)를 설립하셨습니다. 오가든스는 어떤 곳인가요? 오가든스의 앞으로의 방향은?
A ∥ 정원 설계 사무소예요. 정원 설계라고 하면 단순히 나무 심을 장소를 선정해주는 곳인가 하는데, 그건 아니고요. 우리의 주택 공간이 식물과 그리고 건축물과 얼마나 아름답게 조화를 찾을 수 있을까를 연구하는 곳입니다. 그래서 집의 형태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되고요. 담장, 울타리, 대문, 정자, 연못, 바닥 등의 건축에 대한 디자인과 식물만큼이나 중요하게 디자인을 하게 되는 거죠. 지금은 오가든스가 정원 설계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는데 향후 몇 년 안에 종합정원센터로서 발전시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강의 공간도 있고, 차를 함께 나누는 공간도 있고, 정원도 있고, 숙박 시설도 최소한을 갖추려고 하고요. 정원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Q ∥ 『정원생활자』는 ‘오경아의 정원학교 시리즈’의 네 번째 책입니다. 앞으로 정원학교에서는 또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내실 예정이신지 궁금합니다.
A ∥ 다음 책은 클래식 음악 전문가와 제가 함께 쓰는 책이 나올 예정인데요. 음악과 정원이 얼마나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되면 깜짝 놀랄 것 같아요. 꽤 깊은 철학 이야기도 담겨 있기 때문에 ‘정원생활자’에서 좀 더 깊어진 이야기라고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식물 디자인의 발견’도 곧 나올 예정입니다. 식물 디자인을 공부하려는 사람, 어떻게 식물을 연출해야하나 궁금해 하는 정원생활자에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Q  독자들이 어떤 면면에 주안점을 두고 이 책을 보면 좋을까요? 이 책을 꼭 읽길 바라는 독자가 있나요? 끝 인사 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 정말 재미있고 가벼운 책이에요. 물론 그 안에는 수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한 과학지식, 역사, 인문, 철학이 숨겨져 있지만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쓰여 있어요. 그리고 어쩌면 아이들에게 하루에 하나씩 읽어주어도 또 다른 방법으로 과학과 역사, 철학을 배우게 할 수 있는 기회도 될 것 같아요. 하루에 몇 꼭지씩만 읽어도 하나씩 뭔가를 알아가는 재미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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