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미리 읽는 책 한쪽┃<중학수학, 이렇게 바뀐다> 김용관 지음
등록일 : 2017-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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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수학, 늘어나는 수학포기자
 

그레고르 잠자는 평범한 영업사원이었다. 부모님과 여동생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몇 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침 일찍부터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악몽에 시달리다가 깨어났는데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자신이 끔찍하고 흉측한 벌레로 변해 있었다. 그 상황에서도 출근을 걱정하지만 그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 이런 변신을 알아챈 가족과 직장 상사는 놀라 그를 방에 가둬버린다. 주인공이 맞이하는 세상은 달라졌고, 그로 인해 그의 삶은 그 이전과 완전히 달라진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 이야기다.

어느 날 갑자기 수학이 달라졌다. 더 딱딱해지고,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진다. 다항식, 방정식, 함수, 그래프 등 낯선 용어도 튀어나온다. 영어시간도 아닌데 a, b, x, y 같은 영어도 마구 등장한다. 중학수학 이야기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온 순간, 수학은 급격하게 달라진다.수학의 갑작스런 변화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진다. 한 기관에서 수학을 포기했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물었다. 언제 수학을 포기하게 됐느냐고. 조사 결과 1위는 중학교 2학년, 2위는 중학교 1학년이었다.(세계일보, 2014년 4월 7일자 기사를 기반으로 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자료.) (중략) 중학생이 되면 수학은 마냥 멀어져간다. 학생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학생도 그런 수학에 대해 기꺼이 반항적으로 맞선다. ‘에라, 모르겠다!’라며 수학을 놔버린다. 비극적인 현실이다.

 


왜 수학을 더 어렵다고 느낄까?
 

질문을 다시 해야 한다. 왜 학생들은 중학교에 가서 수학을 더 어렵다고 느낄까? 수학이 더 어려워진 건 맞으니 당연하다 싶지만, 중학교 때 유달리 어렵게 느낀다면 뭔가 다른 이유가 있지는 않을까? 수학이나 학생이 달라지지 않았다면, 더 어렵게 느껴야 할 이유는 없다. 학생과 수학의 관계에서 뭔가 문제가 발생했기에, 그런 사고가 난 것이다.


학생은 분명 달라졌다. 나이를 더 먹었고, 청소년답게 몸과 마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러나 수학에 대한 학생들의 태도나 이해가 크게 달라진 건 아니다. 초등학교 때와 별반 다르지 않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입학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다. 몇 개월 차이에 불과하다. 수학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수학을 대하는 태도를 확 바꾼 학생은 거의 없다. 고로 학생과 수학의 관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그 요인은 학생에게 있지 않다. 원인은 수학에 있다. 그렇다면 중학수학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중학수학은 초등수학의 연장선에서 달라지는 걸까? 초등수학에서 이탈해 아예 모습을 달리하는 걸까?



같은 문제, 다른 해법

 

초등수학과 비교해 중학수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서로 다른 대상끼리 비교해서는 그 차이를 제대로 알 수 없다. 사과는 사과끼리 비교해야 한다. 비교의 대상은 같아야 한다. 초등수학과 중학수학 모두에 공통된 대상을 비교해봐야 한다. 중학수학에서 초등수학 때 배웠던 것을 다시 배울 리 있겠냐 싶겠지만, 그렇지 않다. 같은 내용을 다르게 배우는 경우가 꽤 있다.


*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이다

내각은 도형의 한 꼭짓점에서 만나는 두 변이 이루는 각이다. 삼각형에는 3개의 내각이 있다. 이 내각의 합은 180도다. 그 사실을 어떻게 알고, 설명했는지 비교해보자.


초등수학에서는 내각 3개를 직접 합쳐본다. 삼각형을 그리고, 내각 3개를 잘라서 한 꼭짓점에 모아본다. 그러면 내각 3개의 합이 180도라는 걸 알게 된다. 그러나 중학수학에서는 초등수학 방법을 상기하면서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은 직접 합쳐보는 방법이 아니다. 선분 BC의 연장선 CD를 긋고, 직선 AB와 평행한 평행선 CE를 긋는다. 그러고는 두 평행선에서 동위각과 엇각의 크기는 같다는 사실을 이용한다.

∠ABC=∠ECD, ∠BAC=∠ACE. 고로 내각을 모두 합하면 직선상의 ∠BCD가 된다. 삼각형 내각의 합은 180도이다.(초등학생이라면 아직 몰라도 상관없다!)

문제도, 답도 같다. 그러나 사용한 방법은 다르다. 중학수학에서는 소위 증명이라는 방법을 사용한다. 쉬운 길도 많은데 왜 굳이 어려운 길을 가려는 걸까? 계산에서도 이런 차이는 분명하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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