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책 밖에서 만난 작가┃히말라야 네팔 횡단 트레킹 <나는 계속 걷기로 했다>를 펴낸 거칠부 작가 인터뷰
등록일 : 2018-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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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독자들에게 자기소개와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가요?
A  안녕하세요. 17년 동안 모은 돈으로 5년째 놀러 다니고 있는 트레커 거칠부입니다. 마치 이런 날을 기다리고 있던 사람처럼 요새는 훨훨 날아다니고 있어요.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고 있으니 제 인생에서 가장 황금기라고 할 수 있겠죠. 나날이 행복하고 즐거워요.


Q  이번에 펴낸 『나는 계속 걷기로 했다』 책을 독자들에게 소개해주신다면요?
A  이 책은 2년에 걸쳐 네팔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을 한 이야기예요. 혼자 하겠다고 덤볐다가 고생도 많이 하고 공부도 많이 했지요. 네팔 동쪽부터 서쪽까지 2,000km가 넘는 거리를 네팔리 스텝 1~10명까지 함께 걸었어요. 저 혼자 그 많은 인원을 감당해야 해서 이런저런 사건이 많았고요. 지금은 재미있는 추억이 됐지만 그때는 어찌나 속상하던지, 제 인생에서 가장 험난한 트레킹이었어요.


Q  이 책을 어떻게 준비하게 되셨나요? 책을 만들며 힘든 점은 없었나요? 특히, 어떤 점을 염두에 두고 작업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A  네팔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을 떠날 때 이걸 마치고 나면 뭔가 변화가 있을 것 같았어요. 그런 느낌이 막연하게 들었어요. 떠나기 하루 전 <중앙일보> 인터뷰를 하게 됐고, 트레킹이 끝난 날 그 인터뷰를 본 SBS에서 연락이 왔어요. 그래서 생애 처음으로 방송 출연을 하게 됐고 그게 책까지 연결됐어요. 사실 그 트레킹을 끝내면 책을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어요. 제 버킷리스트에 ‘마흔에 책 쓰기’가 있었고 언젠가는 책을 쓰고 싶었거든요.

저는 제가 겪고 느낀 이야기를 미화하고 싶지 않았어요. 오지를 돌아다녔다고 해서 깨달음을 얻는 것도 아니고 현지인들이 꼭 순수한 것만은 아니니까요. 제 감정에 솔직하고 싶어서 현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거의 있는 그대로 적었어요. 여행이 꼭 깨달음이고 무지개 빛깔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블로그에 적은 글을 정리하면서 제 글의 민낯을 봤어요. 사진과 함께 올릴 때는 어떤지 몰랐는데 글만 떼어놓고 보니 부끄럽더라고요. 글을 줄이고 다듬는 과정이 고됐어요. 못난 글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그걸 극복하느라 초고를 정리하면서 한 달 정도 전혀 손대지 못했어요. 걷는 것도 힘들었는데 책을 쓰는 건 더 힘들다는 걸 알게 된 거지요. 그리고 저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제가 아주 거친 독자였더라고요. 경험이 알려준 공부였지요. 이제는 세상 모든 저자를 존경합니다.





Q  네팔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 2165킬로미터를 완주하셨습니다. 경로와 의미에 대해 간단히 말씀해주신다면요?
A  네팔 동쪽부터 칸첸중가, 마칼루, 에베레스트, 롤왈링, 랑탕, 가네시, 마나슬루, 안나푸르나, 돌포, 무구, 훔라 지역까지 가는 여정이에요. 고도에 따라 높은 길(High Route)과 낮은 길(Cultural Route)로 나뉘고 대개는 이 둘을 섞어서 해요. 히말라야의 주요 산 아래를 따라 걷는데 대개는 물길이에요. 어떻게 보면 히말라야 둘레길이라고 볼 수도 있지요.


Q  많이 들어본 질문일 것 같은데요. 그만큼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일 것 같습니다. 트레킹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트레킹을 잘할 수 있는 방법이나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A  스무 살부터 산에 다니는 걸 좋아해서 국내 산행을 많이 했어요. 그러다 5년 전부터 해외 트레킹을 하게 됐고 지금은 히말라야 트레킹에 푹 빠져 있어요.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은 저 같은 일반인들도 할 수 있어요. 그만큼 준비해야 할 게 많지만 누군가 해낸 사람이 있으면 그다음에 하는 사람은 더 잘하게 되니까요.

히말라야 트레킹에서 가장 중요한 건 ‘천천히’ 가는 거예요. 그렇게 걸으면서 히말라야에 익숙해져야 그 다음이 풀려요. 제가 한국인 동행 없이 혼자 다녀온 노하우는 책 Q&A에 정리해두었어요. 네팔 히말라야 횡단 트레킹을 꿈꾸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예요.


Q  트레킹과 관련한 책들이 제법 출간되어 있습니다. 선생님이 생각하기에 이 책만의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A  저도 책 쓰면서 히말라야 트레킹에 대한 책을 여러 권 만났어요. 대개는 대표적인 몇 개 코스에 대한 이야기였어요. 제 책은 네팔 히말라야 동쪽부터 서쪽까지, 모든 지역에 대한 설명과 이야기가 나와요. 그리고 이야기 전체가 연결되어 있어요. 네팔 전체 지도와 제가 걸었던 일정에는 거리, 시간, 걸음 수까지 기록되어 있어요. 네팔 현지에서 자주 쓰는 지명이나 용어에 대해서도 시간을 들여 정리했어요. 네팔 트레킹 할 때 이 부분만 보고 가도 도움 될 거예요.


Q  등산과 트레킹은 어떻게 다른가요? 관련해서 설명해주셔도 좋겠습니다.
A  전문가는 아니지만 제 생각은 이래요. 등반은 정상이 목적이고 트레킹은 길이 목적이에요. 에베레스트 올라가는 건 등반이고,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까지 가는 건 트레킹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워요.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등산은 산에 올라가는 것 자체를 말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히말라야에선 등산이라는 말보다 등반이라는 말을 더 써요. 그건 등반장비가 필요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트레킹 중에도 장비가 필요한 구간이 있긴 하지만 정상이 아니 고개를 넘을 때 써요.


Q  히말라야 네팔 트레킹을 처음 시작하려는 독자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코스가 있나요? 혹은 꼭 해주고 싶은 말이라도?
A  제 욕심으로는 네팔 무스탕이나 돌포지역을 추천해주고 싶어요. 하지만 이곳은 접근 제한구역이라 비용도 많이 들고 험하기도 해서 처음 하시는 분들께는 무리에요. 보통 히말라야 트레킹 처음 하시는 분들은 ABC(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가요. 그런데 정작 저는 거기만 못 가봤어요.

처음 가시는 분이든 많이 다니신 분이든 산에서는 겸손이 최고의 미덕이라고 생각해요. 히말라야는 신이 허락하는 곳까지만 갈 수 있어요. 그걸 받아들여야 하지요.


Q  이 번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책을 통해 풀어내실 것 같습니다.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내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A  지난 20년 동안 제가 다녔던 모든 산행과 여행에 대해 글로 기록을 남겼어요. 앞으로 이어질 트레킹도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길 거예요. 그리고 모든 정보를 공유할 생각이에요. 저는 고생해서 다녀왔지만 다음에 가는 누군가는 제 정보를 보고 수월하게 갔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 책이 출간되고 나면 다시 네팔로 떠나요. 봄 트레킹만 85일, 돌아오면 파키스탄 트레킹 60일, 돌아오면 다시 네팔 65일 트레킹을 떠나요. 단단히 미친 거죠. 책 쓰면서 1년 치 트레킹 준비하느라 바쁘기도 했지만 정말 행복했어요. 이번 트레킹은 지금까지 제가 겪어보지 못한 난이도가 되겠지만 그래서 더 궁금해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다시 책으로 묶을 수 있다면 더 없는 영광이죠.


Q  마지막으로 이 책을 꼭 읽었으면 하고 바라는 독자가 있나요? 끝인사 겸 독자들에게 전하고픈 메시지가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네팔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트레킹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으면 해요. 특히 네팔에서 누군가 제 책을 읽는 걸 보게 되면 정말 반가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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