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일기

미리 읽는 책 한쪽┃<둘리틀 박사의 정원> <둘리틀 박사의 달 여행> 휴 로프팅 지음
등록일 : 2018-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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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권 <둘리틀 박사의 정원> 중에서


내가 알기로도 박사님은 내 도움 없이 이미 아주 많은 시간을 나방 연구에 몰두했다. 그래서 난 그사이 박사님이 어떤 걸 알아냈는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이미 박사님과 함께 연구하는 게 습관이 되어 있었던 나는 박사님이 나를 빼고 혼자서 연구를 하러 가면 조금 마음이 상하곤 했다.

내가 물었다. “최근에 나방한테 뭔가 중요한 말을 들으신 게 있나요?”
박사님이 대답했다. “글쎄다. 어젯밤 박각시나방 한 마리를 부화시켰어. 멋진 나방이야. 그 암컷 나방 위에 유리 종을 덮어 창문턱에 가져다 두고 초를 하나 켜 놓았지. 그러자 엄청나게 많은 수컷이 그 암컷 나방을 보러 날아왔어. 수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어떻게 그렇게 많은 나방이 모였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지. 그래서 그중 몇 마리를 잡아 청음기로 실험했어. 그랬더니…”
박사님은 정말로 모르는 것 같은 얼굴로 잠시 망설였다.

나는 물었다. “그래서 나방이 박사님께 뭐라고 했는데요?” 박사님이 자세하게 말했다. “그게 정말 이상하더구나. 자기들이 어디서 왔는지, 그리고 어떻게 찾아왔는지 도무지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거 있지. 정말 수수께끼야. 그래서 그런 질문은 포기하고 나방에 대한 일반적인 것들, 그러니까 역사나 전통 같은 것들만 물어보았어. 그러자 녀석들이 아주 이상한 이야기를 하더군. 누구도 믿지 않을 이야기였어. 그런데… 음, 너도 알다시피 박각시나방은 대체로 몸집이 크잖아. 지구에 사는 나방 중에서는 말이야.

그래서 녀석들의 몸 크기에 대한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더니, 녀석들이 나방 중에는 집채만큼이나 큰 종류도 있다고 하더라고. 미친 소리 같았어. 그래서 내가 곧바로 말했지. ‘말도 안 돼. 뭔가 착오겠지’라고 말이야. 난 내가 나방의 말을 아직은 잘 모르기 때문에 잘못 알아들은 거라고 생각했어. 하지만 녀석들은 자기들 말이 틀림없다고 주장했어. 자기들 역사에는 집채만큼이나 크고 1톤이 넘는 물건을 날개 위에 얹고 날 수 있는 나방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온다는 거야. 정말 놀라운 이야기였어. 정말로! 나방은 참 신기한 곤충이야.”


8권 <둘리틀 박사의 달 여행> 중에서

박사님이 달 인간과 얘기하는 걸 지켜보는 건 굉장히 흥미로웠다. 마침내 그들이 떠올린 언어가 도대체 무엇이었을지 난 짐작조차 되지 않았다. 인간과 그렇게 오랜 시간을 떨어져 지낸 이 이방인이 언어를 과연 얼마나 기억할 수 있을까? 사실, 난 그날 저녁이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박사님은 평소처럼 모든 걸 잊은 채 자신의 실험에 몰두했다. 난 치치가 졸린 듯이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다가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내가 깨어났을 때는 대낮이었다. 박사님은 여전히 거인과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런데 난 박사님이 상당히 고무되어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나는 박사님에게 아침식사 시간이라고 소리를 질렀다. 박사님은 나에게 고개를 끄덕인 다음 거인에게 우리와 아침 식사를 같이 하겠느냐고 묻는 것 같았다. 난 박사님이 거인에게 그 말을 얼마나 쉽게 전달하는지 보고는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달 인간이 곧바로 우리가 식탁보로 쓰는 방수포 옆에 앉더니 그 위에 놓인 먹을 것들을 날카로운 눈초리로 바라봤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에게 노란색 얌을 주었다. 그러자 그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그러고는 온갖 신호와 이상한 소리를 동원해서 박사님한테 뭔가를 설명하는 것이었다.

박사님이 이내 말했다. “스터빈스, 거인이 내게 이 노란색 얌이 빠른 성장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는구나. 달 세계에선 모든 게 커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특별히 이 열매가 안 좋다고 하네. 거인은 우리에게 자신처럼 커지고 싶지 않다면 그걸 버리라고 충고하고 있어. 거인은 아주 오랫동안 본래 키로 돌아가려고 애써온 것 같아.”

“박사님, 거인에게 멜론을 먹어 보라고 해요.” 치치가 말했다. 멜론을 주자 이번에는 기쁘게 받았다. 잠시 동안 우리는 아무 말 없이 아삭아삭 멜론을 베어 먹었다.

“박사님, 거인이 쓰는 말에 익숙해졌나요?” 얼마 후 내가 물었다. 박사님이 투덜거리며 말했다. “아, 그저 그래. 말이 특이하거든. 정말 이상해. 처음에 난 거인이 쓰는 말이 발성만 다를 뿐 대부분 인간이 쓰는 말과 비슷할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난 몇 시간 동안 거인과 인간의 언어로 이야기하려고 했지. 하지만 떠오르는 고대 언어가 몇 가지밖에 없었어. 결국 난 곤충과 식물 말까지 시도했고 거인이 그 두 가지 말의 사투리를 완벽하게 구사한다는 걸 알았어. 전반적으로 내 실험에 아주 만족해. 비록 지구에서 사라진 언어로 거인과 이야기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거인은 곤충과 식물 말을 대단히 잘 알고 있어. 그 지식은 내게 아주 큰 가치가 있을 거야.”

“거인이 왜 당신을 이리로 데려왔는지에 대해 뭐 얘기한 거 없어?” 폴리네시아가 물었다.

박사님이 말했다. “아니, 아직. 우린 이제 막 대화를 시작했을 뿐이야. 다 때가 있어, 폴리네시아. 모든 게 때가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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