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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 낭 가게
등록일:2013-07-22, 조회수:904
이굴기의 1분 영상 - 이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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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귀나무는 작은 잎들이 쌍으로 나란히 달리는 이른바 짝수깃모양겹잎이다. 이 잎들은 해가 지면 수면(睡眠) 운동을 한다. 잎맥을 축으로 좌우의 잎들이 서로 포개지는 것이다. 그래서 자귀나무를 합혼목(合婚木)이라고도 한단다. 서로 사이좋게 딱 들러붙는 것을 보고 금슬이 좋은 부부를 상징하는 나무이다. 자귀나무는 북반구 열대-온대 지역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중국의 가장 서쪽인 신장 위구르 자치주를 여행하는 길. 카스에서 일박하고 타클라마칸 사막을 향해 가다가 소부현(疎附縣)의 어느 마을의 가게 앞에 차가 섰다. 그곳에는 수박이 가득 쌓였고 검은 화덕이 있었다. 이 지역 사람들이 주식으로 먹는 빵인 낭을 구워 파는 가게였다.
 

 

가게는 예쁜 수건을 머리에 두른 여인이 젖먹이 아이를 하나씩 안고 지키고 있었다. 모녀일까. 여자 형제일까. 서로 많이 닮아서 분간이 잘 되지를 않았다. 코를 마구 흘리는 작은 아이가 우리를 흘깃흘깃 바라보았다. 몇 십 년 전 우리 고향 마을에서 서성거렸던 내 어릴 적 모습을 꼭 닮은 꼬마.
 

 

그 가게에는 사내라곤 없었다. 대신 자귀나무 한 그루가 우람히 자라고 있었다. 간판을 단다면 ‘자귀나무 낭 가게’라고 하면 맞춤할 것 같았다. 따끈따끈한 빵맛은 아주 좋았다.
 

 

갑자기 들이닥친 우리 일행은 가게 사람들은 정답게 맞아주었다. 양해를 구했지만 카메라 앞에서도 싱그럽게 웃어주었다. 손도 흔들었다. 이 귀여운 아이들과 따뜻한 빵, 무엇보다도 이 상냥한 아내를 두고 대관절 남편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이 자귀나무 잎들도 밤이면 서로 딱 들러붙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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