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나뭇잎
등록일:2013-08-02, 조회수:712
이굴기의 1분 영상 - 이굴기
트위터로 공유하기 페이스북으로 공유하기 미투데이로 공유하기




나무 아래에서 나뭇잎을 관찰해 본다. 잎자루가 가지에 딱 들러붙어 있는 떡갈나무 같은 것도 있지만 이는 매우 드문 경우이다. 대부분 가는 잎자루에 잎이 둥글게 달려 있다. 되도록 햇빛을 많이 쬐겠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작은 비밀이 하나 숨어 있다.
 

 

손잡이가 가늘고 길쭉할수록 부채가 바람을 잘 생산하듯 잎자루가 가늘고 길고 잘록해야 나뭇잎은 잘 흔들린다. 아시다시피 나무는 잎의 뒷면에 난 기공을 통해 숨을 쉬고 신진대사를 하는데 잎이 잘 흔들려야 이들의 순환이 잘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나무가 잎을 살랑 흔드는 것은 우리가 유리창을 활짝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과 꼭 같은 이치이다.
 

 

한편 잎자루가 잘록하고 그래서 나뭇잎이 잘 흔들리도록 설계된 것은 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봄, 여름, 가을을 거쳐 흔들릴 대로 흔들린 나뭇잎. 이제 그 잎이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떨어지고 싶을 때. 서슴없이, 간단히, 아주 쉽게. 어느 순간 툭, 가볍게 떨어지기 위해서이다. 미련도 없이, 상처도 없이.
 

 

나뭇잎을 쳐다보다 모가지가 아파 고개를 아래로 떨구면 나의 몸에도 그런 장치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도 두 군데나 있는 것을. 그 중에서도 맨 아래쪽은 아주아주 잘록한 발목!


목록으로